(김은정 경제부 기자)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.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1.4%(전 분기 대비)를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웃돈 ‘깜짝 성적표’를 내놓은 덕분이죠.
한국은행이 올 3분기 성장률을 발표하기 직전까지 시장 참가자들은 0.8~0.9%만 나와도 선방이라는 평가를 내놨답니다. 지난 10월 19일 이주열 한은 총재가 종전 2.8%였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%로 상향 조정할 때만 해도 “지나치게 낙관적” “한은의 전망은 믿기 어렵다”는 시선도 많았습니다. 물론 일각에선 3분기 성장률 발표를 앞둔 시점이라 “이유 있는 조정”일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요.
4분기 ‘제로’(0) 성장을 해도 연간 성장률이 3%를 넘을 정도로 3분기 성적표가 잘 나오자 해외 투자은행(IB)들도 분주해졌습니다. 앞다퉈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 잡고,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도 앞당기기 시작했습니다.
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조용한 기관들이 있습니다. 바로 민간 및 국책 연구기관입니다. 다양한 기관에서 한은의 금리 인상 시점과 인상 폭, 성장률 전망치 등에 대한 여러 의견을 발표하고 있지만 민간 및 국책 연구기관은 의외로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습니다. 일각에선 이미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와 경제 흐름이 크게 엇갈려 머쓱해진 까닭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.
정부와 한은 외에 올해 3%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곳은 거의 없습니다. LG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은 2.8%를 예상했고, 현대경제연구원은 2.7%을 공식적인 전망치로 발표했습니다. 한국개발연구원(KDI)은 연초부터 2.6% 성장률을 고수하고 있고요. 3분기 성장률 발표 직전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곳도 있습니다. 연말까지 추가로 전망치를 수정 발표할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.
금융권 한 관계자는 “아무래도 민간 연구기관 중에는 대기업그룹과 연계된 곳이 많아서 부정적인 경제 전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”며 “그래야 규제 완화나 세금 감면 등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”이라고 귀띔하더라고요.
참고로 올해 연간 성장률 3%를 달성하면 단순히 3년 만에 3%대 회복이라는 의미 외에도 또 다른 상징성이 있습니다. 최근 20년간 네 번의 정부를 거치는 동안 각종 대내외 악재가 맞물리면서 대통령 취임 첫 해 성장률이 3%를 달성한 적이 없었거든요. 물론 새 정부 출범에 따른 효과만으로 보긴 어렵지만 수치상으로는 의미 부여가 가능해집니다.
하지만 3분기 깜짝 성장이 아무래도 세계 경기 호황에 따른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수출 호조에 기댄 영향이 큰 만큼 ‘이럴 때일수록 경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한다’는 경제 전문가들의 조언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는 듯 합니다. (끝) / kej@hankyung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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